임귀열 영어

To Develop English Competence (경쟁력 있는 영어 배우기)

feelings 2007. 4. 16. 20:13
To Develop English Competence (경쟁력 있는 영어 배우기)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학생은 시험(test)을 통해 영어를 배운다고 한다. 엄밀히 말하면 시험을 통해 영어 학습의 단계를 밟아간다. 이러한 폐단은 초등학교에서 새 단어를 공부하는 과정을 보면 여실히 확인된다.

초등학생은 고학년이 돼서야 사전을 사용하는데 단어의 기본 성격과 쓰임을 배우는 과정은 생략한 채 단순히 뜻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면서도 초등학생의 85%가 사전이 단어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대신 ‘아버지=father’ 식으로 단어를 하루에 50개씩 혹은 그 이상 암기하고 테스트 받는다. ‘토막 영어’인 것이다.

성인이 회화 공부를 하고 나서 깨닫는 것 중 하나는 토막 영어는 십 년을 공부해도 여전히 토막 영어라는 것이다. 통일성과 연속성 없이 공부하면, 그것을 오래 하더라도 실력(competence) 쌓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초등학생이 단어 몇 개를 암기하는 것은 매우 비생산적이며 영어 실력과도 거리가 멀다. 여기서 실력은 ‘영어를 실제 구사하는 능력’이며 그 최종 목표는 ‘표현구사력’(discourse competence)과 ‘의사소통력’(communicative competence)을 기르는 것이다.

직장인은 사무실에서 업무 발표(presentation)를 할 때나 영어를 그것도 system, marketing, paradigm, trend 같은 단어 위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정작 그런 business jargon(업무관련 은어)을 문장으로 구현할 줄은 모른다. 한국인은 단어나 표현을 간헐적으로 사용하지만, 어휘를 문장으로 구현하는 데는 매우 취약한데 이는 vocabulary가 아니라 discourse competence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표현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대와 의사소통하는 communicative skills도 좋을 리 없다. 이미 10~20년 동안 폐단으로 지적돼온 학습방법이 초등학생에게 아직 답습되고 있고 개선의 여지도 보이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

예전에는 문법 위주로 공부해 시험 점수를 높이면 인정 받았지만 지금은 글 쓰고 말하는데 도움이 안 되는 문법 지식은 소용이 없다. 단순한 grammar가 아니라 grammar competence(실용 어법)가 절실한 시대다.

발음도 그냥 pronunciation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실제 대화에서 충분히 통하는 발음(phonological competence)이 돼야 한다. 단어 지식도 실생활에서 경쟁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vocab competence를 요구한다.

미국의 kindergarten부터 초등 1, 2학년까지 교사들이 단어 하나 하나를 수십 개의 예문과 함께 반복해서 가르치는 이유는 그 단어의 생산성과 활용 능력을 돕기 위해서다. easy를 놓고 ‘쉬운’이란 뜻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수많은 예문을 줄줄이 소개하고 ‘천천히 조심해서’의 뜻이 있음을 알려준다.

학생들은 이미 많은 예문을 귀로 듣고 입으로 확인하고 그런 문장을 활용해 교사의 질문에 대답한다. 그 날 배운 것을 당장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communicative competence를 목표로 가르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