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nna say 8 miles. (8마일쯤 될 거예요.)
영국인 A와 미국인 B가 대화를 한다. A: How far is it from here? B: I wanna say 7, maybe 8 miles. 여기서 관심을 끄는 것은 wanna say부분이다.
직역하면 ‘~말하고 싶다’인데 이것은 영국이나 호주 등 다른 영어권에서는 잘 쓰지 않는 표현이다. 그러나 그 의미는 나쁜 게 아니다. 좀더 겸양스런 표현으로 ‘잘은 모르지만’ 의 뜻으로 ‘I’m not sure’의 뜻으로 하는 말이고 좀더 점잖게 I should say 라고도 한다.
길 안내를 할 때에도 ‘At the next lights, you wanna go right’처럼 ‘want to ~’를 들을 수 있다. ‘~하십시오’의 의미로 공식적인 자리에서 자주 듣는 You might want to do ~보다 캐주얼한 느낌이다. 이런 표현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구어체가 쉬운 말로 묘한 의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말이 언제 쓰이느냐도 중요하지만 각 표현의 속뜻을 음미해 보는 것은 색다른 기쁨을 준다.
미국의 부모들은 아이가 잘하면 Good job!이라고 말하는데 영국에서는 Well done!이라고 말하고 호주에서는 Good on you!(=onya)라고 한다. 우리말의 ‘수고했어요’ ‘수고하세요’를 윗사람에게 사용할 수 없는 것처럼, 영어의 이들 표현도 아랫사람에게나 가능하다.
뉴질랜드 유학생 Steven이 미국 식당에서 식사를 마쳤는데 waitress가 다가와 “Are you done?”이라고 물었다고 한다. Steven이 “Yes, I've finished”라고 대답하자 그녀는 또 다시 “Are you done with this soup?”하며 물었다. soup도 다 먹은 것이냐는 질문이었지만 Steven은 done 하나로 대화를 모두 처리하는 미국인 waitress가 싫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 영어의 특징일 뿐이다.
이보다 더 헷갈리는 것은 visit with이다. 대화를 마치고 “It's been nice talking with you”라고 말하는 것이 흔한 일이지만 “It's been fun visiting with you”라고 말하는 것은 오직 미국인이다. 여기서 visit는 여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얘기 나누다, 잡담하다’의 구어 표현인 것이다.
또 다른 예는 부사어구에 복수형을 붙인 것이다. ‘Sometimes I go fishing’에서 sometimes가 복수형으로 쓰인 것은 익히 알지만 최근엔 anyway도 복수형으로 anyways, often도 oftentimes처럼 사용하는 사람이 제법 많다. 이것은 사실 any wise를 사투리로 표현하면서 any ways로 잘못 표기하다가 정착된 것이다.
Oxford 사전이 이 표현을 비표준으로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anyways 표현은 젊은 층에서 인기가 있다. 사전에 그런 용례의 설명도 적어 외국인 학습자에게는 적잖은 혼선만 준다. 이처럼 구어체의 일탈은 쉬운 단어가 색다른 의미를 내포한다는 암시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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