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ing in my life

일상

feelings 2006. 3. 22. 17:56

 

-직장인-

 

오늘 회의에서 들은 소식 중

두 분이 선생님이 명예퇴직을 하셨고

또 그만 둔 선생님도 두분이나 있었다.

그 중에 한선생님 생각이 난다.

대학원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고

나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쌕을 등에 메고

굉장히 열심히 공부하시던 선생님

자기를 소개하라던 자리에서

교련교과가 없어짐에 부당하다고 호소하던 선생님

그리고 보건교사로 전과를 하신후 그만두셨다.

자리가 주는 쓸쓸함이었을까?

또 한분 캐나다로 가신 선생님도

굉장한 열정을 가진 선생님이었는데

오늘은 기분이 참 씁쓸하다.

 

먼저 자리를 떠난 선생님들은

남아있는 우리를 쓸쓸하고 아리게 한다.

 

 

 

-엄마-

 

퇴근 후 시장을 가는데 옷은 내 아이가 맞는데

얼굴은 영 아니다.

녀석은 감기를 심하게 앓고 있는데다

옷은 정말 정신없다.

녀석은 그 시간까지 육상 연습을 했다 한다.

너무 지쳐서 혼자 엉엉운다.

녀석에게 누가 너보고 육상을 해라 했냐 하고 화를 냈다가

다시 녀석이 불쌍해서 다시 손을 잡고 구슬린다.

녀석은 장거리, 단거리, 높이뛰기, 넓이뛰기에서 모두 1등을 해서

학교 대표로 체육대회 단거리 장거리 높이뛰기를 나간다 한다.

엄마는 내 아이가 체육 외의 다른 특기를 한가지 더 갖기를 바라지만

녀석은 피아노를 치기는 싫어한다.

그러면서 힘들어 피아노 안가겠다고 떼를 쓴다.

얼르고 구슬려 피아노 보내고

오늘은 공부를 깎아 주었다.

 

딸아이가 오지 않는다.

녀석은 늦게 돌아왔다.

11시에 학원에서 오는데 학원가기 전 시간에

엄마는 영어 읽기를 시키는데 오늘은 녀석이 친구집으로

내뺀 것 같다.

 

 

-수험생-

 

같이 자던 남편은 벌써 다른방으로 도망갔고

아들도 이제 곧 도망갈 것 같다.

새벽만 되면 인터넷을 열어야 한다.

수두룩 올라와 있는 강의를 아침에 2시간 이상

저녁에도 2시간 이상 들어야 한다.

눈만 뜨면 영어로 읽어야 하고 영어로 써야 하고

온통 영어다.

도저히 불가능해 보인다.

남들은 퇴직하는 때에 지금 무슨 부귀영화를 바라고 이 길로 뛰어든건지? 

그러나 칼은 이미 뺐으므로 뭔가를 꼭 썰던지 찔러보던지 해야 한다.

잘못하면 안뺀것 만 못하니 꼭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데

얼마나 힘든지...

고3의 마음으로 시간나는 대로 고3 책을 보지만 그것도 만만하지 않다.

그런데 고3 보다 더 어려운 과정!

아이고 이것이 또 하나의 일상이다.

 

 

-맏이-

 

넘 힘들어 화를 냈다.

이것도 해주고 싶고 저것도 해주고 싶은 막내딸의 결혼식

사둔댁에 예물로 낙지와 갈치도 사서 결혼식날 주고 등등...

  "더 이상 준비하기 넘 힘들어요 지금도 돈 엄청 많이 들어갔어요" 하니

  "돈은 내가 줄테니" 하신다.

  "난 못하니 이젠 전화도 하지 마세요" 하면서 화를 냈더니

아버지는 며칠째 전화를 하지 않으신다.

아침에 남편이

  "희숙아 내가 아버님 오시는 날 농수산물 시장에 들렸다 올께" 하면서 말한다.

 

 

 

 

바쁜직장인의 타성으로 중요한 일을 지나쳤나 반성되어

공부시간에 다시 수소문하여 아픈 아이에게 전화하고

엄마로서 내 아이를 잘 못 대했나

그렇게 하기 싫은 피아노학원을 다시 생각해보고

감기약 사서 쌍화탕 데워 먹이고

오늘 공부는 빼 준다.

또 내일 아침 강의 들을 것을 준비해야 한다.

시장에 가서 오늘은 고기를 사다 놓고

내일은 과일과 술과 음료수를 사다놓고

떡과 음식을 주문해야 한다.

이것이 나의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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