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귀열 영어

Blusumer what? (Blusumer는 Konglish)

feelings 2008. 5. 8. 16:48
Blusumer what? (Blusumer는 Konglish)


통계청이 Blusumer 7을 발표했다. 블루슈머란 블루오션(Blue Ocean)과 소비자(Consumer)를 합친 말로 ‘경쟁자가 없는 시장의 새로운 소비자’를 뜻한다. 미용 성형, 치매 예방, 두뇌게임, 무자녀 부부의 애완 동물, 실버 사업, 어린이 안전 서비스업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이들 내용과 상관없이 blusumer라는 용어는 100% Konglish이다.

 

통계청 홍보팀은 prosumer에서 blusumer를 착안했다고 강변했다. prosumer는 미래학자 Alvin Toffler가 1980년 라는 책에서 소개한 것인데, 그는 미래에는 소비문화가 세분화 주체화되고 생산자와 소비자와의 직거래되는 ‘producer + consumer’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용어가 대중의 인정을 받기까지는 최소한 2년 반이 걸리고 그리고 나서 사전의 표제어로 등록될 수 있다. 여하튼 통계청이 인용한 Blue Ocean이라는 용어는 그 발상 자체가 한국식 영어에서 기인한 것이다.

 

Blue Ocean 자체는 글자 그대로 푸른 대양이고 Blue Ocean Strategy의 용어로 쓰일 때만 그나마 ‘경쟁자 없는 새로운 시장’의 의미로 추정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Blue Ocean Society 는 경쟁없는 사회의 뜻이 아니라 청정해역 보존협회라는 뜻이다. Blue Ocean Traders라는 회사는 고물이나 재활용품 중개업체 이름이지 ‘경쟁이 없다’는 의미는 전혀 없다. Blue Ocean Strategy는 이론서도 아니고 정론도 아니며 브랜드나 마켓팅 분야에서 참조할 내용뿐이다.

 

더 위험한 것은 세 단어가 함께 쓰여야 비로소 의미 전달이 되는 말을, 앞 단어 blue하나만 떼어내어 아무 단어와 조합하는 것은 무지의 용기일 뿐이다. 신상품이 나오자마자 써 보길 좋아하는 Early Adaptor를 Lighthouse Consumer라고도 부르는데 그렇다고 LightSumer식으로 할 수 없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이제 경쟁자 없는 blusumers들은 wellbeing음식을 먹고 S-line, V-line, 몸짱을 만들 수 있는가”같은 문장에 쓰인 영어단어는 모두 Konglish들이다. 틈새(niche)시장이든 명품시장(Upscale Consumer, upmarket)이든 대부분 해당 영어 단어가 존재하고 외국인이 함부로 만들어 쓰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우리말을 두고 왜 엉터리 영어 단어를 만들어 내는지, 기왕 영어 어휘를 조합한다면 왜 영어다운 표현을 망각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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