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ing in my life

보고싶은 선생님!

feelings 2009. 1. 16. 12:25

 

                                   그런 시절이 있었다
                                                                                         시/ 정허재 이남천

그런
시절이
있었다.

노을빛이 스러지고 별빛이 속삭이는
저녁엔
동네 어귀의 느티나무 고목 아래 멍석이 깔리고
모깃불은 아련한 전설처럼 피어오르고
할아버지들 옛날 얘기 연기처럼 흩어지고
아버지의 무릎베개로 유리성의 공주를 만나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동네 처녀들의 붉은 치마처럼 진달래 둘러퍼지는
봄날엔
뒷동산 꽃그늘 아래 참꽃으로 주린 배 채우고
골짜기 뛰어넘는 노루새끼처럼 동성이에 올라 을지문덕이 되고
아이들의 깔깔거림은 아지랭이로 피어오르고
진달래 꽃방망이 만들어 크기 내기 하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연록색 치장의 산마루에 한가로운 꿩 소리가 흰구름을 쫓는
초여름엔
아이들이 다람쥐처럼 나무에 올라 새 둥지 더듬고
산새들은 가지 사이 날며 애처롭게 울부짖고
나무 아래의 모닥불 속엔 산새 알이 익어 가고
그래도 산새의 지저귐은 연년히 끊이지 않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소낙비 그치고   무더위가 용광로처럼 끊어오르는
한여름엔
동구밖 냇물이 깔깔거리며 흐르고
벌거벗은 아이들은 자맥질로 물싸움 하고
떼지은 물고기들은 숨바꼭질 하고
냇둑의 아이들이 오줌줄기 멀리 쏘기 경주하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추석빔 차려 입은 산과 들의 제비떼들이 강남을 그리는
가을날엔
머루덩쿨 다래덩쿨은 자일이 되고
아이들은 허공을 나는 타잔이 되고
아이들은 또 산머루에 입술 까만 흑인이 되고
뒷동산 밤나무 아래 '오드득' 가을이 여물어 가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게딱지 같은 초가 지붕이 솜바지 차려입는
겨울날엔
처마 끝 고드름들 길기 경쟁을 하고
눈싸움으로 할딱이는 작은 가슴 군고구마로 달래고
호롱불 그을음으로 콧구멍 그을리며 재깔거리고
나뭇군과 선녀 이야기로 긴 밤을 지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 런 시 절 이 있 었 다
쌍 무 지 개 쫓 던 시 절 이 있 었 다


* 저 아이들의 표정을 닮았던,
     저 아이들의 눈빛을 닮았던,
     함 선생과의,

     어은에서의 그 시절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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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1972년 제가 4학년, 5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입니다.

저는 다른아이들보다 학교를 2년정도 일찍 들어갔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키도 작고 아이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땅꼬마였지요

고무줄도 잘 못하고 체육도 잘 못하였습니다.

키가 작아 제일 앞에 앉았지요

당시 아이들은 80명 정도가 한교실에 있습니다.

이름이 가나다 순으로 제가 77번였지요 

선생님은 아마 맨처음 발령을 받은 학교였을 거예요

젊음과 열정이 제일 많았을 때지요 

그 때 연이어 저희들을 담임했지요

 

저는 3학년때 한글을 알았답니다.

1,2학년때는 시험을 거의 빵점을 받았지요 그래도 챙피한 줄 몰랐어요 

4학년때 선생님은 시험을 잘 보거나 아이들이 착한일을 했을때

보상으로 교탁 앞에 아동문학작품을 많이 꽂아 놓고 읽혔지요

아마 그시대의 작가들이 쓴 아동문학이였어요

참 많이 읽었지요

 

 

 

 

아마 그 뒤 공부를 열심히 했던 밑바탕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이제 그 때의 아이들이 50세가 되었고

오늘같이 눈오는 날은 뽀오얗게 쌓인 운동장에 눈사람을 만들어 놓고

논에 가서 썰매를 타고 싶은 그런 그리움이 살아나지요.

 

선생님 사랑해요!

제 기억속에는 항상 젊고 멋진 선생님예요

 

고등학교때 선생님 너무 보고 싶어 우리 부석중학교 선생님댁에 갔다가

늦게 와서 아버지에게 무지하게 혼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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