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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feelings 2006. 9. 11. 16:32
 

 

 

선생님 우울해 보여요

그래 가을을 타나 보다.

이따 우리가 가서 행복하게 해 드릴게요 한다.

 

그 순간 난 아버지를 생각했다.

희숙아 내가 죽거든 니가 뒷처리를 다 해라 하신다.

물론 아들이 이제 대학을 졸업했으니 큰 일을 할 수 없다

아버지는 항상 말했다.

딸은 아무 소용없어 아들이 최고야 했지만

지금까지 집안의 큰일은 맏이인 내 차지였다.

 

집에 갔는데 산더미처럼 쌓인 고추를 보고 남편이 그자리에서 100근을 판다.

남편이 참 괜찮아 보일때가 그럴때이다.

부엌에 들어가 요리도 하고 엄마 아버지를 위해 고기도 굽는다.

남편은 게장도 담가서 가져갔고 또 반찬이 없을때를 대비해 내장탕도 한박스 사가지고 갔다.

과일은 서로가 사서 너무 많았지만 가져가서 세집을 나누어 드렸다.

 

엄마는 그동안 품팔이를 해서 모은돈을 100만원 나를 주면서

막내아들 먹을 것을 잘 챙겨먹이고 막내딸 아기낳으면 네가 뭐좀 맛난것 사주라고 한다.

 

엄마 아버지의 정성을 한보따리 가져왔고

그리고 사람들과 나누어 먹을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해야 할 것이 생겼다.

막내에게 차를 사 주어 시간이 있을때 집을 찾아갈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