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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향이 세인이....

feelings 2006. 9. 5. 16:05

 

컴옆에 하루의 할일을 메모를 해 둔다.

하나하나씩 지워 나간다

뜻하지 않은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는 다 못하지만

혹시라도 내가 할일을 빠뜨리지는 않는지...

 

오늘은 참 많은 아이들이 왔다간다.

많은 아이들 속에서 어느새 아이가 된듯한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농담과 눈빛속에서 벌써 녀석들은 나의 모든것을 다 안듯하다.

착하고...그리고 그 다음에 무엇을 연결할 지는 모르지만

매일매일 출근하여 눈도장을 찍고가는 아이들이 10명쯤 될 것이다.

한명이 또 한명을 데리고 와서 벌떼같이 몰려든다.

 

아이들 속에서 아이들의 정보를 찾아낸다.

지나가다가도 아픈곳이 있으면 보여준다.

오늘 한 아이중에 대상포진이 심한 아이가 있었다. 민지이다.

아이에게 병의 심각성에 대해 말해주고 나서 학년반을 기억해 둘것 잘못했다는 생각이 난다.

많은 아이들이 방학을 지나고 나서 피부병이 심해졌다.

정향이,세인이, 모두가 병원갈 형편이 못되는 아이들인데 얼굴에 습진이 심하다.

1학년 윤기는 전염성연속종이 많다.

3학년 성은이는 손에 사마귀가 생겼는데 엄마는 괜찮다고 했다 한다.

의료보험이 되었다 하지만 세상에는 의료보험의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곳이 많다.

민성이도 손에 습진이 생겨서 며칠후 약을 사면 오라했다.

 

개학이 되고 영웅이가 왔다.

엄마가 병원에 입원중이라 하는데

영웅이는 매일 밥을 굶고 온다.

혹 먹을 것이라도 있어서 주면 꼭 남기고 간다.

나머지는 선생님것이라 하면서

우리학교는 1학년에게 급식을주지 않는데 아마 먹일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할일을 이제 거의 마감한다.

공문도 몇개했고 서류정리도 했고 내일할 불소도 만들어 놓았고

몇십명의 아이들도 돌보고...

 

아이들은 나에게 한없는 사랑을 원하지만

다하지는 않고 거부하는 내행동을 쑥스럽게 받아들인다.

세화는 배가 아프다며 약을 달라, 전기담요를 켜달라하며 끝없는 요구를 하더니

나중에는 손으로 배를 쓸어달라고 한다.

녀석은 배가 아픈것이 아니라 마음이 아프다.

엊그제 넘어져 또 얼굴이 정신없다.

진영이는 교실에서 왕따라 하고 적어낸 뒤 나의 주위를 계속 맴돌며

눈웃음과 손짓을 하면서 나의 사랑을 원한다.

히스테릭한 택수는 아예 쇼파에서 딩굴면서 교실에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내 마음속에서 허락하지 않는 선이 있는데 그것은 떼거지를 부리면서

사랑을 갈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