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아이들 촉감

feelings 2006. 7. 21. 10:19





 


 

 

 

 

 

오늘도 새벽에 작은아이는 엄마에게 오더니 품속으로 이불속으로 푹 파고 듭니다.

  "더 잘거야"

그 순간 얼마나 이쁜지 모릅니다.

아이에게 볼에다 발바닥에다 뽀를 했습니다.

 

아침이 되고 녀석은 오늘 수영장을 간다고 용돈을 4000원 주라 합니다.

  "Hear it's three thousand seven hundred won"하니

녀석은 꼬부라진 억양을 넣어

   "엄마 300원만 더 주세요" 한다.

대꾸가 우스워 픽 웃는다.

녀석은 언제나 나의 영어말에는 우리말에다 영어 비슷한 억양을 넣어 대꾸한다.

 

 

 

학교에 오니 택수녀석이 빙그레 웃더니 500ml 알로에 음료 하나를 놓고 간다.

 "엄마가 선생님 주랬어요"

 "너 마시고 갈래" 했더니 마시지 않는다 한다

 

또 다시 5학년 3반 제일 말 안듣는 태빈이 일당 댓명이 왔다.

 "오늘 마지막이니까 이젠 오지 마" 하니

 한녀석이

 "그래봤자 한달예요" 정헌이가 말한다

 "우리 알로에 마실까?"

 "네"

개구장이 녀석들에게 물어볼 필요도 없다.

아마 500ml 를 여섯명이 마셨으니 모두가 입맛을 다신다.

마지막 남은 한방울까지 쫄쫄 따라 마셨다.

그런데 예린이가 왔다.

예린이를 주려 하자 녀석들은

 "여기에는 당이 많아 아마 살이 더 찔거야" 하며 주기 싫어한다.

 

글쓰는데 2학년 다진이가 왔다.

녀석은 양갈래 머리를 단정히 묶고 와서

 "선생님 방학 잘 보내세요" 하고 간다.

2학년 아이가 방학인사하는 것은 정말 이쁘다.

 

여우같은 6학년 여자 아이들도 한무더기 와서 인사하고 간다.

 

뭐라할까? 오늘 아이들 촉감은 포송포송 그리고 뽀뽀하고 싶도록 사랑스러운 날이다.

 

나는 어디를 가나 이 아이들의 촉감을 주머니속에 넣어두었다가 살며시 꺼내고 싶다.

나중에 죽을때도 딱 한가지만 가지고 가라면 이 감각을 가지고 가고 싶다.

 

20060721 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