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얄미운 남편

feelings 2006. 5. 28. 12:39

아침에 늦게 어슬렁어슬렁 일어나서 시계를 보더니

8시가 넘었는데 어젯밤 경기보느라 피곤하다며

9시에 깨우라 한다.

그리고 일어나서 게으름을 있는대로 다 피우다가

평소에 차를 엉터리로 만들어 놓고 다녀서 

바쁜 내가 비상시를 대비해서 고쳐다 놓고 연료까지 채워놓으니

걸어다닐 생각은 하지 않고 핑계삼아 타고 다닌다.

 

어제는 하루종일 애들과 집안살림에 고생을 했는데

퇴근한 남편 왈

아 오늘 두녀석이 재미나게 게임하네 하면서

안방을 모두 치우고 우리모두 안방에서 생활하자며 제안한다.

내가 하루종일 얼르고 달래서 만든 화목의 범주를

자기는 손하나 까딱 안하고 들어올려고 한다. 

나는 하루종일 두 아이 주변을 맴돌며 

이렇게 만드느라 때론 공기놀이도 하고 엄청 큰 매도 갖다 놓고

뒤집히는 내 속은 아랑곳 없이...

내가 성질이 더러워서 자기도 참고 그렇게 십 몇년을 살았다고 하소연 하면서

아이들에게도 너희들도

엄마를 이길 수 없으니 엄마 하라는 대로 하라고 말한다.

 

월급타서 한푼도 주지 않고 많지도 않은 적금을 두달이나 밀려놓고

자기 옷 하나  못사입고 내가 어디 갈적 입으라고 사다 놓은 옷을

고맙다는 말한마디 없이 

비싸다며 투덜대며 바꾸러 갔다가

어울리는 옷이 없다며 더 비싼 운동화까지

내 카드로 긁고 온다.

오늘도 내가 어제 남동생 옷 사면서 남편 티를 하나 샀는데

사자마자 입고 출근했다.

 

얄미운것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오늘은 남편이 딥다 얄미운 날이다.

 

20060528 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