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가 넘었는데 어젯밤 경기보느라 피곤하다며
9시에 깨우라 한다.
그리고 일어나서 게으름을 있는대로 다 피우다가
평소에 차를 엉터리로 만들어 놓고 다녀서
바쁜 내가 비상시를 대비해서 고쳐다 놓고 연료까지 채워놓으니
걸어다닐 생각은 하지 않고 핑계삼아 타고 다닌다.
어제는 하루종일 애들과 집안살림에 고생을 했는데
퇴근한 남편 왈
아 오늘 두녀석이 재미나게 게임하네 하면서
안방을 모두 치우고 우리모두 안방에서 생활하자며 제안한다.
내가 하루종일 얼르고 달래서 만든 화목의 범주를
자기는 손하나 까딱 안하고 들어올려고 한다.
나는 하루종일 두 아이 주변을 맴돌며
이렇게 만드느라 때론 공기놀이도 하고 엄청 큰 매도 갖다 놓고
뒤집히는 내 속은 아랑곳 없이...
내가 성질이 더러워서 자기도 참고 그렇게 십 몇년을 살았다고 하소연 하면서
아이들에게도 너희들도
엄마를 이길 수 없으니 엄마 하라는 대로 하라고 말한다.
월급타서 한푼도 주지 않고 많지도 않은 적금을 두달이나 밀려놓고
자기 옷 하나 못사입고 내가 어디 갈적 입으라고 사다 놓은 옷을
고맙다는 말한마디 없이
비싸다며 투덜대며 바꾸러 갔다가
어울리는 옷이 없다며 더 비싼 운동화까지
내 카드로 긁고 온다.
오늘도 내가 어제 남동생 옷 사면서 남편 티를 하나 샀는데
사자마자 입고 출근했다.
얄미운것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오늘은 남편이 딥다 얄미운 날이다.
20060528 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