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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my face red? (어, 쑥스럽군요) 이 표현은 영화 제목으로도 유명하다. 성대한
생일파티에 당사자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Boy, is my face red?”라고 말한다. 단순하게 “아, 무안해”라는 뜻도 되지만 “에구,
쑥스러워라”도 된다. 실수를 저지르고 머쓱할 때 “Is my face red?” 한 마디는 더없이 유용한 말이다. ‘My face is red’가 평서문 어순(word order)인데, 이처럼 주어 동사를 도치(inversion)한 문장은 현대 구어체 영어의 매력 중 하나다. 우리말에 “나 지금 떨고 있니?”(Am I scared?) 같은 표현도 그런 것이다. 이는 동서양을 막론한 현대 언어의 흐름이다. 도치는 상대의 주의를 끌고 강조하는 묘미가 있다. ‘내가 뚱뚱한가?’라는 혼잣말도 ‘Am I fat?’이라고 표현하면서 끝을 내리면 된다. ‘스트레스 때문에 죽겠다’는 표현도 미국인들은 곧잘 ‘Am I suffering from stress?’라고 말한다. 셰익스피어 당시만 해도 영어 구조는 기본적으로 불어와 이태리어를 따랐다. 정석으로 알고 있는 ‘주어-동사-목적어’식의 구조가 그것인데, 셰익스피어가 작품을 통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기초는 바로 독일어, 그 중에서도 종속절의 어순 도치였다. 어느 언어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영어를 집에 비유한다면, 장식은 프랑스식, 기초와 틀은 독일식이다.’(Think of the English language like a house: the decor is French, but the foundation and frame is Germanic.) 가령 ‘I know that, I don’t know that’이라는 문장을 보자. ‘주어+동사+목적어(S+V+O)’의 일반어순인 이 문장을 ‘That I don’t know’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목적어를 문장 앞으로 내밀며 강조한 이러한 구조는 오늘날 구어체 영어에서 흔한 변화(deviation)인데, 그 흔적이 이미 16세기 때에도 있었던 것이다. 지식층의 대화나 미디어에서 곧잘 듣게 되는 ‘Should you ~ ’의 구절도 같은 맥락이다. ‘Should you get sick∼’는 본래 ‘If you should get sick~’의 구조였는데 if를 생략하면서 주어 동사가 자연스럽게 도치된 문장이다. 교양과 지식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자주 쓰는 어구 중 하나다. 따라서 ‘If you should go there, let me know’라는 정식 문장보다는, ‘Should you go there’ 같은 형태가 더 자주 쓰인다. 중학교 수준의 영어 표현을 적당히 도치하는 기교는 누구나 시도할만하다. ‘Don’t worry!’대신 ‘Don’t you worry!’, ‘Don’t try it’대신 ‘Don’t ever try it!’ 등은 강조의 느낌을 준다. ‘Is the Pope a Catholic?’은 ‘교황이 카톨릭 신자냐?’라는 질문인데, 사실은 상대가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할 때 되묻는 표현이다. 어떤 익살꾼은 이런 말에 ‘Yes, New Pope is Catholic’(네, 새 교황은 카톨릭 신자라고 하더군요)라고 천연덕스럽게 되받아 치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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