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에 공문을 할려고 어슬렁어슬렁 직장에 갔다.
그동안 근무한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방가게에 가 빵을 사가지고
직장에 가서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하다가
결재를 할려고 하는데 기사님이 3미터의 사닥다리에서 나무를 자르다 떨어졌다 한다.
대장은 병원 갈 사람 지목을 하는데 돈을 해결하라고 부대장을 가르키고
그 다음 업무에 능숙할 것 같은 나를 지목했다.
얼떨결에 지목을 당하지만 그것이 응급사태에는 누구도 말 못하는 것이다.
예전에 나도 죽은 사람에게 구강대 구강 호흡법을 할 사람을 지목했는데
그도 열심히 하고 나중에 그에게 왜 그 많은 사람중에 송장과 입맞춤을 할 사람을
자기를 지목했냐고 하면서 우스개 소리를 들은 적 있다.
암팡지게 공부를 많이 해야지 하는 생각과는 달리 빈센트병원 응급실에서 하루종일 보냈다.
예전에 어떤 할머니 한분이 자식도 없고 친척도 없어서 3일동안 병원에서 간호를 한 적 있다.
오늘도 어떨결에 그와 같은 상황을 또 당했다.
오늘 다치신 기사님은 말도 없으시고 젊잖은 분이신데 다치셨다.
사람에게 복이란 것이 있을까
방학 중 근무하는날 아이들 당번활동이 있다.
그런데 첫날은 아이들이 5명 나왔고 그 다음날은 15명 정도 나왔다.
다음날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전날의 아이들에 비해 고생을 덜한 거야
더 많이 청소하고 가야 하는데...
그 중 한명이 "선생님 그건 그 아이들의 복이예요" 한다.
그 아이에게 그게 무슨말이냐고 혼내 주었지만 사람에게 할당된 복이 있나 보다
그 복이 그 기사님에게 그렇게 작은가 보다.
아이가 장애라 점심시간에는 항상 집에 가서 아이랑 같이 식사하느냐고
동료들이랑 재미나게 어울리지도 못하신다.
사모님은 건물 청소를 하시기에 3일을 안나가면 직장에서 쫓겨난다 한다.
그러니 할수 없이 얼떨결에 달려온 사모님을 보내고 4시반까지 부대장이랑 병원을 지켰다.
객혈을 정신없이 해대는 사람, 금방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사람, 암을 앓고 있는 사람,
돌뿌리에 넘어진 사람, 수많은 사람들이 병원을 울며불며 댕겨간다.
그런데 새파랗게 젊은 의사의 권위적 말투가 눈에 거슬린다.
할아버지뻘 되는 사람에게 무슨 말투가 그럴까?
그 의사의 얼굴을 다시 한번 쳐다본다. 신경외과 전문의다.
잠시 사람들의 아픔의 고통을 보면서 뭔가 내 머리를 스친다.
수술 후 진통제의 알레르기로 진통제를 선택하지 않았다가 죽어라 아팠던 기억
남편! 그 힘든 고통을 침상옆에서 껴 안으며 같이 해주었는데...
남편에게 전화를 한다. 항상 삶을 두드리고 만져보고 조심하여라 사고는 순간의 방심과 함께 온다.
계속된 병원의 검사비는 엄청나다.
응급실 진료비가 4만원 응급이란 명목으로 시작하여
씨티, 엠알아이만 62만원이다.
엄청난 진료비에 원무과에 가서 항의해 보지만 별 소용이 없다.
진료비는 부대장이 카드로 계속 긁어댄다.
오늘은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내 겉딱지인 간호사의 삶으로 지목되어 살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