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지요 그동안 희숙이가 너무 바빴어요 "어느날 남편은 희숙아 난 너만큼 월급도 탈 수 없고 나이가 많고 실력이 없어 너처럼 취직시험도 볼 수 없어" 하면서 술을 마셨다. "그러면 아이들 데리고 캐나다로 공부하러 가라" "그래 그럴까 근데 나 내일 아파트 경매 하나 넣을 건데 캐나다로 가면 넣지 말아야 하는데.".. "캐나다는 금방 가냐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할려고 하는 것은 해야지" 하고 아파트 경매를 넣었는데 낙찰이 되었다. 그리고 돈이 없어 쩔쩔매는 남편을 할 수 있는 만큼 도와주었다. 남편은 돈을 해결했고 살고 있던이들은 집을 비웠다. 그런데 그들은 다른이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짐들을 남겨두고 집을 떠났다. 나는 시간이 나는대로 짐들을 치웠다. 그리고 그동안 쌓아놓았던 우리집의 짐들을 치웠다. 가구들을 버리는데 9만원 정도 들었다. 거기다 다른학교로 발령이 났다. 학교도 정리를 해야 했고 손톱밑이 다 갈라지도록 일을 했었다. 22일은 급식업체 선정을 하느라 하루종일 돌아다녔고 날마다 잠을 자고 나면 일에 정신이 없었다. 이제 겨우 이삿짐 정리를 마치고 살던집을 수리하는 중이다. 살면서 참 많은 것들이 필요했다. 그런데 어떤 순간에는 모든것을 버려야 할때가 있다.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비오는날 살던이들의 옷을 버리는데 참 마음이 안스러웠다. 그들은 들어오는이를 위한 배려가 많은 사람들이었다. 장롱마다 열쇠를 꽂아 두어고 전자제품 하나하나에도 제품 설명서를 놓고 갔다. 그들이 남기고 간 짐속에는 맷돌, 다듬이돌, 정스런 물건들이 있었다. 나이가 육순이 넘은 이들이 오랜아파트 생활에 간직해온 그런 물건들을 버리고 떠났다. 남편과 나는 그들이 어디를 가나 잘 되기를 맘속으로 빌었고 우리는 이사를 하기로 했다. 작은아이와 남편은 새로 이사온 집을 무척 좋아한다. 집이 넓고 예쁘게 단장이 되어 있다. 이사를 하자마자 남편은 냉온수기를 놓았다. 남편은 찬물을 한컵 마시더니 "물맛 참 좋다. 만약 희숙이가 없다면 이렇게 물맛이 좋을까 "한다. 남편이 출근한 후 물을 계속 빼 먹어도 난 물맛이 맛이 있는 줄은 모르겠다. 모든것을 버려야 할때 꼭 버리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 남편은 힘들어 하는 것을 물맛으로 격려하는 것이었다. 내일은 다니던 학교에 인계를 하러 아침에 출발할 예정이다. 다시 발령을 받은 학교는 걸어서 10분 걸린다. 그동안 오셨다 가신님들에게 죄송합니다. 희숙이가 이만큼 바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