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귀열 영어

중국어 열풍

feelings 2007. 3. 30. 20:45
Rush to learn Chinese? 중국어 열풍?

작년 초 BBC는 중국이 ‘잠자는 거인’이라며 중국의 경제 발전을 조명했다. 영국에서만 벌써 100여 개의 학교에서 중국 표준어인 만다린(Mandarin) 어를 가르치고 있고 중국어를 필수 과목으로 정한 학교도 있다.

그러나 중국어의 비중이 늘고 있지만 중국어 학습자는 아직 수천 명에 머물고 있다. 한편, 지난 10년 사이에 미국 내 중국어 학습자도 세 배로 증가했다. 초ㆍ중ㆍ고 학생 5만 명이 중국어를 외국어로 선택한다는 뉴스도 들린다.

그러나 Spanish(75만 명)나 French(21만 명)를 공부하는 학생 숫자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야말로 열풍도 아니고 열기도 아니다. 다만 20~30년 전보다 중국에 대한 비중이 높아졌으므로 예견되는 현상일 뿐이다.

Business Language로서 필요에 의해 중국어를 공부하는 인원은 증가할 것이다. 이는 경제의 ‘경’자만 알아도 중국 시장의 잠재성 때문에 언어를 공부한다는 얘기다. 작년 Bush 행정부는 1억 달러를 외국어 학습 지원을 위해 책정했고, 상원은 중국어 학습에 13억 달러를 지원하는 법안을 상정한 상태다.

미국의 중상류층 일부에서는 자녀에게 중국어 학습을 시키고 있다. 이는 다분히 경제적 이유다. 경제적 가치가 떨어진다면 중국어의 학습 동기도 사라질 것이다.

서양인에게 중국어 음조(tonal system)는 매우 어렵고, 기초 한자어 5천 개는 더욱 생소하다. 중국어에는 시제나 관계사절, 단ㆍ복수가 없다고 하지만 중국어는 4성의 북경어부터 9성의 광동어까지 있어 훨씬 복잡하다. 이것이 학습 의욕을 꺾는 요소라고 한다.

한편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영어 학습 열기가 높다. 그야말로 열풍이다. 13억 인구 중에서 15% 정도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실정인데, 올림픽을 앞두고 영어 열기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그 열기는 미국에서도 느껴진다. 미국 내 외국 유학생 중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단연 많다.

San Francisco의 중ㆍ미 문화교류 기관의 간부에 따르면 수백만의 중국인이 영어를 공부하는데 중국어를 공부하는 숫자는 수만에 불과하다고 한다. 세계는 중국이 필요하고 중국은 세계화 과정에 있기 때문에 그 수는 분명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어 학습은 열풍도 아니고, 일본 등의 영향력은 아직 확고한 상태다. 최근 ‘아들딸들아, 중국어를 배워야 산다’, ‘중국어 열풍이다, 뜨겁다’와 같은 신문기사 제목은 그야말로 독자를 ‘낚는’ 과장된 표현이다.

모두 거품 낀 과장과 뻥튀기 기사들이다. 도대체 몇 명이, 몇 퍼센트가 그렇다는 말인가, 그 비교분석은 제대로 됐는지, 증가 추세는 어떠한지 설명도 이유도 없이 눈과 귀만 자극할 뿐이다.

이 현상은 마치 80년대에 일본 경제가 호황을 누리며 10~20년이 지나면 일본이 미국을 앞질러 세계 제1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는 예견으로 인해 일본어 열풍이 미국을 휩쓸던 때를 연상시킨다. 당시 일본어 열풍은 지금의 중국어 학습열기보다 훨씬 강했다. 이처럼 지구촌 시대의 경제 구조에서 국경이 사라진 지금, 각자 이해에 따라 필요한 사람만 해당 언어를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