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ing in my life

아버지

feelings 2006. 11. 18. 16:37

술에 취해 정신없는 아버지를 놔두고 막내는 엄마를 데리고 왔다.

아침이면 나는 아버지가 아침은 드셨을까? 방은 따뜻할까 가슴이 미어졌다.

한달이 되어도 집에 들어갈 생각은 하지 않는 엄마

데려다 줄 생각을 안하는 막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다섯째,

 

모두가 내 가족이지만

정말 미웠다.

알콜로 정신없이 모든것을 때려부수고 엄마를 때려도

아버지는 내 아버지고

이젠 얼마 남지 않은 생이 너무 불쌍해서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난다.

 

남편이 막내에게 설득을 했으나 막내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렀다.

드디어 어제는 내가 다시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놈아, 넌 26년이지만

난45년의 불화를 다 참고 견디고 있어

막내는 밥상을 들고 자리를 옮겼다.

엄마의 맘도 반은 집에 있지만 또 한편은 가기 싫다 한다.

 

니들이 인생을 덜 살아서 아직 모르는 것이 있는데

그건 술주정뱅이여도 나의 소중한 아버지라는 것이여

엄마의 인생도 중요하지만 내겐 술주정뱅이라도 아버지는 소중해

그러다 혼자 돌아가시면 그것도 한이 되는 거여

아버지가 밥 굶지 않도록 엄마를 데려다 주어 하니 들은척도 안한다.

 

오늘은 막내동생이 전화가 왔다.

나 집에 엄마 데려다 줄려고 갈건데 매형이 뭐 시킬것이 있다고 했는데

그래 그럼 내가 퇴근할때까지 기다려,

하고 퇴근하자마자 시장에 가서 밑반찬이랑 과일을 사서 실어보내고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다.

두번을 했는데 처음전화는 멀쩡히 받으시더니

두번째 전화는 정신이 오락가락 하신다.

또 찬치집에서 술에 취해 오셨다.

 

결국 막내는 내 말을 듣고 다섯째는 누워버렸다.

우리집의 맏이인 나는 얼마전에는 장례보험도 두 구좌 들었다.

내가 맏이가 아니었다면 이런것 신경이나 썼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