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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아줌마

feelings 2006. 8. 17. 12:00

으슥한 깊은밤이다.

졸리워 간신히 간신히 걸으면서 앉아 있다 자면 어쩌지

내가 너무 무거워 업고 올 수도 없을텐데...

 

좋은 수가 있다.

내가 너 옆에서 자면 되잖아

아 그런 방법도 있었네

 

목적지에 도달하니 쓰러졌다.

그도 그럴것이 결재 3번 빠꾸에다.

병원에, 도서관에, 그리고 김치담그기에, 공부에 온몸이 지칠대로 지쳤다.

 

물가 옆  의자에 누웠다.

조명도 아늑하고 귀뚜라미 울음소리, 청량한 달의 모습,

그대로 눈을 감고 알퐁스 도데의 별 아줌마가 되기로 하였다.

약간의 거슬리는 것이 고속도로의 소음이지만

그것은 내 귀에서 제외하기로 하였다.

아줌마의 모습을 성스러운 사랑으로 지키는 목동 아저씨를 믿으면서

시원한 밤공기가 가물가물하다.

목동아저씨가 아줌마의 모습 하나하나를 보면서 사랑을 승화시키겠지

그리고 그 다음은 한없이 한없이 빠져들어갔다.

 

그런데 난데 없이 많이 듣던 소음소리가 들린다.

그건 목동이 아닌 남편의 코푸는 소리

난 이 소리를 제일 싫어한다.

집이 떠나가라 푸는 소리가 저쪽에서 들려

눈을 떠보니 남편이 보이지 않는다.

남편은 더워서 자는 나를 내버려두고 혼자가서 씻고 있었다.

 

산산히 부숴진 내 상상이여

불쌍한 아줌마의 하루삶이여

 

 

다시 집으로 돌아와

절군 배추가 내일아침이면 더 짜게 될지 몰라 헹구고 나니 밤 1시이다.

 

20060817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