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ing in my life

자전거 탄 풍경

feelings 2005. 11. 30. 21:39
겨우 여섯 살이지
그렇게 너를 보냈던
아무도 오지 않는 텅빈
놀이터
너의 모습은 담쟁이 넝쿨별

너는 가고 없지만
아직도 베갯닛 속엔
한움큼 모래처럼 곱게 쌓아 둔

너의 향기는 담쟁이 넝쿨별

엄마 엄마 가슴을 도려내듯
그토록 나를 불렀던
해걸음 노을 저편 네가 있는 곳

너의 음성은 담쟁이 넝쿨별

꽃잎 고운 하늘의 길은 멀어
꿈속을 찾아 준다면
모진 삶 어이어이 이어보련만

나의 아가는 담쟁이 넝쿨별
담쟁이 넝쿨별

 

 

엄마에게 아침 저녁으로 전화한다.

그럼 엄마는 힘이 없는 목소리로 여보세요 하고 대답하다가

엄마 희숙이야 하면 그 즉시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

엄마는 아버지의 술 주정에 날마다 울면서 산다.

 

아들아이가 손폰에 찍힌 전화번호를 보고

엄마 나 기훈인데 왜 전화했는데

그 애처러운 목소리가 내 가슴에 닿는다.

"그냥!"

그러면 "엄마 이따 올때 만두 사와"

그렇게 만두를 사서 둘이 밤을 보내며 녀석의 땀 향기를 맡아보며

담쟁이 넝쿨별의 향기가 날까 하고 계속 맡아본다.

아들아이는 내 가슴에 폭 안겨서 자는데 담쟁이 넝쿨의 향기는 나지 않고

담쟁이 넝쿨 같은 팔이 나의 목으로 뻗어와서 나를 감싼다.

 

아들아이는 집에 오면 팬티만 입고 모두 벗는다.

그리고 침대 위에서 혼자 레스링을 30분 정도는 한다.

벗은 몸뚱아리에 아들아이의 특유한 모습이 있다.

그것은 허리쪽에 파아란 혁띠 모양의 커다란 띠 피부색이다.

아들아이는 그것이 어려서 넘 챙피해서 수영복 입기를 싫어했다.

오늘은 그 점이 아주 옅어졌기에 "이젠 거의 살색과 같이 되었네" 했더니

 

아들은 "엄마 왜 나에게 이런 것이 생겼는데?"

"응 그것은 증조할머니에게 있었는데

아빠를 통하여 너에게 나타난거야"

 

"근데 어릴적에는 애들이 나의 뒷모습을 보고 난지 몰랐는데

이젠 이 점을 아이들이 구별하지 못해"

 

이렇게 하나를 만드는 부부인데

요새는 서로 할퀴어 많은 상처를 주고 있다.

 

남편은 이렇게 사는  내엄마에게 상처주는 말을 했고

난 술에 취해 정신없는 남편에게 너의 행동들을 보면 정말 잘못키웠다고 서로 대들어

우리는 한달동안 싸우고 있다.

 

한 아이로 통해서 서로를 만나서 둘이 하나로 보여야 하는 우리지만

남편이 일주일 지나서 용서를 구했을 지라도 난 남편을 용서할 수가 없다.

엄마에게 매일 전화하던 나의행동도 그 싸움이 시작되고 하지 않는다.

남편의 술먹고 한 행동들을 용서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다른 동네에 살듯이 산다.

화장실도 따로 쓰고 가끔씩 만나는데 그것은 남편이 물먹으러 나오거나

내가 부엌에 갈 때이다.

이 때 소 닭보듯 지나친다.

지금은 용서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그 행동이 쉬운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