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ing in my life

물지게

feelings 2005. 11. 1. 19:29

 

 

 

 

 

 

오늘따라 아이랑 tv를 보다 생각났다

저 물지게!

참 많이 져 봤다.

일어나다 넘어져 물을 다 엎어보기도 하고 간신히 일어나면 뒤로 넘어갈 것 같은 느낌

한 네번쯤 지면 우리집 물항아리가 찼었다. 그럼 하루가 그득한 것 같았다

빈통을 지고 가노라만 양철이라 얼마나 소리도 크던지.

물지게의 평형을 유지하는 것은 물통과 지게의 고다리에 있다.

고다리 바로 위를 손으로 흔들리지 않게 잡아야 걸어갈 수 있다.

 

세월이 흐른뒤 저 물지게가 나의 추억이 될  줄은 몰랐다.

그 때는 저게 지겨웠고 집에 우물  펌프 갖는게 소원였다.

눈이 많이 온날 이걸 지고 오다가 넘어지면 물벼락을 맞는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여름날

물을 길어 나르던 샘에서 엄마는 뱀장어를 잡았다.

그날 엄마와 아궁이에서 하얗게 익어가던 뱀장어 맛은 일품이었는데...

세월은 많이 흘렀다.

다시 돌이킬 수 없는 한 시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