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ing in my life

내가슴을 훔친 사내

feelings 2004. 1. 23. 10:28

간밤에 남편과 난 희망찬 새해를 설계하면서 건배를 했습니다.

그리고 남편옆에 조용히 누웠는데

그 사이를 뚫고 들어오는 남자 가 있었는데

바로 울 아들이었습니다.

아들과 남편은 나를 사이에 두고 사랑쟁탈전이 대단한데

언젠가 잠자리에서 서로 다리를 얹혀 놓다 서로 부딪혀

둘이 3일동안 말을 안할 정도로 엄마를 사랑하는데

아들과 나의 단단하고 빈틈없는 사이를 또 뚫고 들어오는 남자가 있었는데

바로 혁이였습니다.

 

처음에 혁은 내가슴을 뒤지기 시작했는데

매일 투박한 남편의 손에 익숙해 있었는데

그 야들야들한 손이 어찌나 징그럽던지

손을 막았습니다.

그리고 또 녀석은 가슴을 뒤지던날

그 아이의 아빠가 생각나

나는 아이와 머리를  반대로 누웠습니다.

아직도 그 아이의 배경이 미웠습니다.

그리고 녀석은 자신의 행동에 미안하던지 혼자 잤는데

어제는 내 가족들이  행복해 하는 순간에

매일 악마같이 구는 나를 선택했다는 것에

그만 울렁거리는 여자 마음을 허락했습니다.

그리고 나의 가슴을 허락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퀴즈 는 간밤에 엄마 가슴을 훔친 사내는 누구일까?

아이들은 모두 아빠라 생각하지만

내가슴을 훔친 녀석은 안답니다.

그리고 아무 말없이 웃기만 합니다.

 

혁이는 나를 사랑하는 비밀애인입니다.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눈빛으로 알 수 있습니다.

'비밀애인'

사람들이 음탕한 관계라 할지라도 발설만 하지 않으면

아름다운 관계입니다.

 

 

음악- 안드레 가곤의 bleu-nuit

 

 

 

20040122함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