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자 하는 길
오늘도 참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했다.
시골에 있는 친구는 오늘 속상한가 보다.
남편에 대한 이야기와 동창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대학원 선배와 통화한 내용인데 내가 넘 부럽다 한다.
이유는 직장이 있어서다.
그녀는 지금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하는 말이
사립학교 시험도 500대 1 이라 한다.
그리고 수업료를 벌기 위해 방학때 원어민 특강도 했는데
그녀는 원어민 정책은 넘 형편없는 정책이라 말한다.
동기 중 한명을 그옇코 아이들 데리고 미국에 갔는데
석사때 논문을 쓰지 않아 다시 미국에서 석사과정을 밟는데 내년에 돌아온다 한다.
그 때 우리 만나자 한다.
미국간 그녀는 항상 책이 새카맣었다.
참 사람들 지독하기도 하다.
그 억척같은 사람들을 보면서
입이 절로 벌어진다.
그런데 나도 하고 싶지만 아이가 아직 어려서
오늘 학교의 동료가 아들 아이 대학수시 입학을 지원하는데
이 아이는 환경도 좋은데 좋지 않은 성적으로 지방대에 간신히 합격했다 한다.
선생님께 물으니 초등학교 3학년쯤부터 학습에 누적이 생겨서
그 이후로 가정교사가 매일 시켰는데도 잘 안되었다 한다.
내 아이도 지금 위험하다.
공부는 하지 않고 하루종일 놀고 학원은 태권도, 바둑, 피아노 학원을 다닌다.
아! 나도 더 공부하고 싶은데... 이녀석이 희생당할까봐 항상 녀석이 우선이다.
그리고 살림도 만만치 않은데 오늘같은 경우도
퇴근하자마자 김 굽고, 닭도리탕 하고, 아이 교복 빨고 청소하고 반찬도 항상 두 집것을 해야 하고
그렇다고 남편이 돈을 잘버는 것도 아니고 가정을 많이 보살펴 주는 것도 아니고
이 다음 내 아이가 중학교 가면 가능할까?
미국간 동기는 10년전에 미국에 갔다가 남편만 학위를 따고 하지 못한 한이 있었다 한다.
그래서 했다면서
사람들은 모두 자기길이 있다한다.
전화를 하는 그녀는 종교시를 연구하고자 하는데 아침마다 기도한단다.
이 험난한 가시밭길을 헤치고 좋은 길을 주라고
모두가 자기길이 있겠지
본인이 가고자 하는 그 길!
나는 오늘도 나의 길 (식구들 보살피는 일)을 하기 싫지만
엄마를 생각하며 항상 속으로 삼킨다.
엄마는 내가 잘 먹는 것보다 그 녀석들이 잘먹는게 내 맘이 좋단다 하시기에
오늘은 다섯째에게 반찬을 한보따리 해서 보내며 말했다.
나도 직장다니고 애들키우고 공부하느라 정신없이 바빠도 너네 항상 챙기잖니
너도 공부하는 동생들 위해 반찬도 만들고 보살펴주라 하면서
약속을 받고 녀석들을 보냈다.
그래도 녀석들 속으로는 내가 안됐는지 항상 쓰레기를 버린다든가
설거지를 한다든가 자기가 그 순간 할수 있는 일을 하고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