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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길을 엿보며

feelings 2005. 6. 26. 08:24

올해로 20년이라는 간호사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남들은 이제 명예퇴직을 해야 한다고 술렁이는데 이제 희숙이는 또 하나의 삶에 망설이고 있습니다.

 

작년에 영어교사 임용고시가 어떻게 나오나 시험삼아  한번 보았습니다.

하루종일 시험을 보고 나오니 남들은 모두 시험보느라 애썼구나 하면서 시험보는 사람을 위로했습니다.

희숙이는 위로는 커녕 나오자 마자 전화가 오더니 "엄마 밥안줘 언제와 "하는 딸아이의 전화였습니다.

남편도 얼릉 집에가 아이들 돌보라는 전화였고 추운날 돌아오는 날씨속에서 밤을 파는 아저씨에게 밤을 한되 사고 귤을 사가지고 돌아오는 영락없는 아줌마였습니다.

지금도 남편은 열심히 하라는 애들은 공부를 안하고 오히려 공부 안해도 될 마눌이 공부한다고 거꾸로 가는 집이라 합니다.

 

하나의 길이 다시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늘도 책이 걸레가 될 정도로 공부하지요. 기억력의 쇠퇴로 젊은이가 한번에 할것을 세번은 더하나 봅니다.

4000원짜리 영어수필집이 걸레가 되었습니다.

어느날 음식점에 가서 놓고 왔는데 다시 사도 되지만 그곳에 가서 가져왔습니다.

어쩜 그 책이 저에게 40만원정도의 값어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10번 정도 읽은 책 몇권이 우리집 식탁옆에 가장 가까운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길은 저절로 생기지 않기에 열심히 다지고 다듬고 하는  날입니다.

오늘은 닥터양의 영어 엣세이 쓰기로 하루종일 시름하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모든 답이 영어로 해야 하는데 답안 작성이 잘 안되어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중간에 마늘도 까고 살림도 하고 또 아이들을 돌보는 영락없는 아줌마이지만 삶과 사랑을 가꾸는 희숙이 입니다.

 

남편은 희숙이 오늘 재밌게 놀아라 하고 출근합니다.

아침에 남편에게 과일 쥬스 만들어 주면서 일요일인데도 고생하는 남편이 안스럽습니다.

오늘도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그 속에 감각들을 만낏하는 그런날입니다. 

 

음악 -The rain의 remember

 

20050626 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