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ing in my life
빗물 같은 정을 주리라!
feelings
2009. 5. 11. 13:27
빗물 같은 정을 주리라 - 김남조
너로 말하건 또한
나로 말하더라도
실상은 빈손
빈 가슴으로 왔다가는 사람이지
기린 모양의 긴 모가지에
멋있게 빛을 걸고 서있는 친구
가로등의 그림자로
눈이 어리었을까
엇갈리어 지나가다
얼굴 반쯤 봐 버린 사람아
요샌 참 너무 많이
네 생각이 난다
사락 사락 사락눈이
한줌 뿌리면
솜털같은 실비가 비단길 물보라로
적시는 첫눈인데
너도 빗물 같은 정을
양손으로 받아주렴
비는 뿌린후에 거두지 않음이니
나도 스스로운 사랑을 주고
달라진 않음리라
아무것두
무상으로 주는
정의 자욱 마다엔 무슨 꽃이 피는가
이름없는 벗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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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때였다.
마니또가 유행했다.
내 마니또에게 처음 받은 옆서이다.
아주 오랫동안 간직해 오다 없어져 버렸다.
노오란 옆서에 정성껏 쓴 시
그리고 초코릿이 내 책상앞에 있었고
그 다음 몇번의 선물을 받고
그 마니또가 누군지 모른채 졸업했다.
김남조님의 빗물 같은 정을 주리라 라는 시만 보면
그 정을 준 내 마니또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