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두환이랑 해빈이가 왔다.
두환이는 얼마전 공부시간에 음란물 이야기 할적
음란물 본 아이 너지 하고 말했더니 책상을 때려부끼며 난리를 치던 아이고
해빈이는 복도에서 자기 친구 치료를 안해준다고
갑자기 나에게 막 대든 아이다.
난 그때 수업중이고 치료를 해줄 수 없는 처지였다.
그 이후 해빈이는 밖에서 날볼때마다 외면한 아이다.
아마 자기의 행동에 대한 방어기제일까?
그런데 어제부터 친구를 통해 나에게 접근을 시도하더니
오늘부터 다시 팔뚝에 상처가 났다고 계속 온다.
엄살쟁이 해빈이가
사춘기의 자존심을 찐하게 세워봤지만 며칠만에 사그러지고
자기에 대한 나의 분위기를 염탐하더니
그 일이 선생님의 마음속에 남아 있지 않다고 단정했는지
다시 접근을 한다.
2교시 후 불소병을 놓고 가는 두환이에게
두환아 이것 너 먹어 하며 빼빼로를 주자
인사를 하면서 팔짝팔짝 뛰며 나간다.
오늘 4번 정도 왔다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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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이들은 커다란 바구니에 빼빼로를 가지고 왔다.
아침에 정민이와 표선이는 빼빼로를 가지고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침에 아들에게
오늘 빼배로데이인데
아들줄려고 엄마가 만원 찾아놓았는데
누나가 갖고 갔구나
어쩌니?
엄마 괜찮아 하고 갔다.
3교시 끝나고 황상호가 왔다.
노스페이스 페딩을 입고
선생님 저 이 옷 샀어요 22만원 줬어요
아이고 너 엄마가 이렇게 비싼것 사줬어
너 그것 입고 아이들에게 자랑하지마
3만원짜리 입고 다녀도 예뻐
하고 보냈다.
녀석은 자랑하고 싶기도 하겠지만
웬지 아이들의 허영심이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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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수훈이가 왔다.
책상위에 있는 꽃과 빼배로를 보더니
선생님 저 이것 주시면 안될까요
그래라 그런데 선생님이 주었다 하지 말아라
준 사람이 알면 서운하니까
선생님 저 빼빼로 한개도 못받았어요
수훈은 가끔씩 자기 속이야기를 나에게 한다.
엄마가 나를 쫓아 다니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주위 식구들 이야기도 가끔 한다.
웃음이 이쁘고 천진난만한 3학년 수훈이가
얼마나 빼빼로를 받고 싶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