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험장
어제는 임용고시를 보러 갔었다.
아침에 일어나 주섬주섬 챙기고 시험을 보러 가는데
우리집에 승용차가 두대인데 소나타는 손에 익숙하지 않아
레조를 가지러 뒷동으로 가니 경비아저씨가 꼭 막힌 주차장에 신경이라도 난듯 뭐라 한다.
그래서 택시를 탈려고 하니 길도 또한 꽉 막혔다.
할 수 없이 집으로 전화를 해 남편을 깨웠는데
울 실랑 아내가 시험을 보러 가는지 도통 관심이 없다.
하기사 아내가 월급 많이 갖다주고 집안 할일 다하며 사는데
아내의 시험따윈 남편의 생활에 아무 상관도 없다.
택시가 잡혀서 남편에게 오지말라 전화하고
시험장에 들어서니 내가 수험생학부모인줄 알고 입실을 못하게 한다.
저 수험생이라고 하면서 수험표를 보여줬다.
항상 전날까지 정신없이 직장일 하고 시험보러 갔으니
시험장에 가면 뭔가가 없었다.
예를 들어 지우개가 없거나 시계를 가지고 오지 않았거나
암튼 이번에 모두모두 챙겼다.
시험시작하기전 핸폰, 전자시계 모두 수거한다.
그리고 교육학을 보고 나서 전공이다.
그런데 특이한것이 있다.
모든 수험생의 책상위에 초코릿이 놓여있다.
난 점심도 챙겨오지 않아 바로 앞의 빵가게에서 빵을 사왔는데
모두의 책상위에 초코릿이 한무더기씩 있다.
수험생들은 이것을 먹으면서 공부한다.
집에 와서 딸아이에게 물었다.
왜 모두들 시험장에서 초코릿을 먹냐고 물으니
초코릿이 집중력을 강화시킨다고 한다.
울딸 연합고사 보는날 도시락에 나도 초코릿을 사서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올해는 시험이 전국이 통일된 것이었고 첫장의 두문제 빼고 모두가 다 영어로 문제가 출제되어
제대로 답하는지 몇번을 읽어보았다.
시험은 수능을 주관하는 곳에서 하기에 그해 수능이 어려우면 임용고시도 어렵다.
그래서 올해는 어려울것으로 생각했다.
시험은 B4용지 10장인지 8장인지 정도를 150분동안 보는것인데 실력이 없으면 절대붙지 않을 만큼 어려웠다.
영어교육학, 영어학문제는 별로 없었던것 같았고 일반영어가 엄청 많았다.
그냥 생각없이 풀다보니 마지막 두장이 남았는데
얼른 문제만 보고
제일마지막 문제
요즘 학교에 남교사가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 영어로 엣세이를 작성하는 것이 9점짜리였는데
이것을 손도 못대고 나와서 잊혀지지 않는다.
한문과 논술은 쉬웠다.
논술은 교육경쟁력을 갖추기위한 조건에 대해 서술하는 것이었다.
2007년 한해는 리스닝을 참 많이 공부했다.
2008년은 엣세이를 공부할려고 하는 해다.
내년부터는 영어교사 임용고시가 바뀐다.
1차시험이 객관식이고 2차시험이 엣세이와 수업실기로 더 어렵게 실행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시험이야기와 그 많은 부모들이 애간장을 태우며
교실밖에서 기다리던 모습,
수험장에서 나와 아기처럼 엄마아빠품에 안기던 수험생들의 모습을 보며
시험이란것이 가슴속에 남는 순간이란걸 생각해 보았다.
암튼 버스속에서 어떤 남자가 말한다.
최선을 다한것에 만족한다.
나도 최선을 다했다.
집에는 아이들 2학기 재량수업 평가시험지를 갖다 놓았다.
시험끝나면 채점하여 담임에게 넘겨주어야 지 하는 맘으로
그러나 지치고 피곤하여 그냥잤다.
시험보는 도중에 배가 많이 아파서 진통제를 먹으면서 시험을 보았다.
다시 12월이다.
나에게는 다시 시작하는 시기가 1월이 아닌 12월일지 모른다.
오늘도 직장에, 가정에 또 정신없이 뛰는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