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ing in my life
회색 양말
feelings
2004. 12. 23. 20:23
내일 종업식을 한다.2004년도의 2학기가 내일하고 2월달 9일 정도만 지나면 끝난다.정말 힘들고 어려웠던 2004년의 한해였다.그 힘들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양말서랍에 있는 고운 회색양말 덕택인지 모른다.지난 스승의 날 여러통의 편지와 그리고 꽃들을 받았었다.날마다 마주치는 아이들이 적은 편지와 꽃송이들...이런것들은 조금 지나자 나의 기억속에 서서히 잊혀져 갔다.그런데 그날 현관앞에서 여자아이에게 받은 작은 회색양말!그건 어린이회에서 선생님 모두에게 주는 것 인줄 알았다.그리고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아무도 받지 않았다한다.잘 알지 못하는 아이가 주었는데 난 그 아이가 머리속에 떠오르지 않는다.나를 자주 찾아온 것 같지 않은 이름도 낯설은 여자아이그 아이가 왜 나에게 주었을까 생각을 했었었다.날마다 산더미처럼 쌓인 일들과 수없이 찾아오는 아이들어느때는 얼굴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없다.자연스럽게 아이들과 나의 관계는 뭔가 요구하고그 요구를 채워주는 기계적인 사람으로 되어가는 것이다.그래서 열번을 찾아와도 나는 그 아이의 얼굴을 잘 모를 수 있다.출근전 아침에 날마다 양말서랍을 열면서 맹세를 하였다.누군가 나를 말없이 바라보는 아이가 있을 것이다.나는 얼굴과 그 아이의 마음을 읽지 않고 아이의 드러난 상처만 봐서내가 아이들을 보지 못하는지 모른다.그래서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서 얼굴을 감정을 읽으며 살아야지 했던 한해였다.많은 양말들 속에서 그 회색양말을 세탁하지만 않았다면 일부러 골라서 신었었다.내가 산 양말보다도 더 신었던 한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