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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밤

feelings 2006. 9. 13. 22:33
 

 

 

 

오늘밤은 무척 행복하다.

무엇 때문에 행복한데 하면

첫째 대변을 시원하게 본 날이다.

남편은 내가 대변을 잘 못보면 막 신경질을 부린다 한다.

 

엄마와 아버지가 싸준 열무로 김치를 담가

동생과 학교 동료에게 나눠주었다.

아버지는 생고추를 담아 주셨는데

물김치를 담가 먹으라 하셨다.

고추를 갈아 여릿여릿 열무김치를 담갔는데 너무 맛있다.

거기다 시골에서 가져온 고구마와 감자를 싸서 먹었다.

 

아주 어렸을 적 고구마를 먹다가 뜨거워 죽는줄 알았는데

그때 동치미로 얼른 뱃속을 식힌 기억이 있어

아이에게 절대로 뜨거운 고구마를 먹으면 안돼 동치미랑 먹는거야

엄마 동치미가 뭔데?

응 물김치 있잖아 하며 오손도손 둘이 행복하다.

 

거기다 엄마는 품팔이 갔다 오신 밤중에

파를 다듬어 싸 주셨다.

 다섯째가 파 김치를 담가서 나누어 놓고 갔다.

이 파김치도 맛있다.

 

야채로 뱃속을 채우고

아이랑 오손도손으로 가슴을 채우고

엄마 아버지의 베풀어 주신 사랑으로 머리를 채우고

아마 최고의 행복이란 생각을 해 보았다.